전주교구 5

성지(33) - 치명자 성지

성지 48. 치명자 성지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치명자산(致命者山)은 1801년에 순교한 유항검 일가의 합장묘가 있는 성지다. 원래 산 이름이 승암산(僧岩山, 중바위산)이었는데 김제에 가매장되어 있던 시신을 1914년에 이곳으로 옮겨 모시면서 치명자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치명자는 순교자란 뜻이다. 산 정상부에 유항검(柳恒儉) 아우구스티노와 부인 신희(申喜), 둘째 아들 유문석(柳文碩), 조카 유중성(柳重誠), 제수 이육희(李六喜), 동정부부인 유중철(柳重哲)과 이순이(李順伊)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1801년 신유박해가 터지자 전라도에서 제일 먼저 체포돼 서울로 압송된 유항검은 대역부도죄로 능지처참형을 받고 전주감영으로 이송되었다. 그리고 1801년 10월 24일 남문 밖에서 45세의 나이로 참수되었다...

사진속일상 2022.04.28

성지(32) - 나바위

성지 47. 나바위 전북 익산에 있는 나바위 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金大建 안드레아, 1821~1846) 신부가 1845년 페레올 주교 등과 함께 서해를 통해 귀국하여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김대건 신부는 폭풍을 만나 표류하다가 상해를 출발한지 42일 만인 1845년 10월 12일에 이곳 나바위 기슭에 상륙했다. 이를 기념하여 나바위 성당이 세워졌다. 나바위 성당은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의 베르모렐(요셉, 1860~1937) 신부가 1907년에 완공했는데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지붕은 한옥 구조로 만들었다. 국가 사적 318호로 지정되어 있다. 성당 내부에는 남녀 자리를 구분한 칸막이 기둥이 남아 있다. 전통 한지로 만든 스테인드 글라스가 특이하다. 성당 앞에는 '치유의 경당'이 있다. 원래는 성바..

사진속일상 2022.02.13

성지(26) - 초남이

41. 초남이 성지 전북 완주군 이서면에 있는 초남이 성지는 유항검(柳恒儉) 아우구스티노(1756~1801)가 나고 자란 곳으로, 그와 그의 가족이 복음을 몸소 실천한 삶의 현장이다. 일찍 천주교를 접한 유항검은 1784년 이승훈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베풀었다. 주변 뿐만 아니라 멀리 고창과 영광에까지 가서 복음을 전했다. 호남 최고의 부자로 평소에 잘 베풀고 종들을 형제처럼 대한 덕행이 복음을 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장남인 유중철 요한이 몸과 마음을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하고자 하는 지향을 발하였을 때 이를 지켜주기로 결심하고 같은 뜻을 지닌 한양의 이순이 루갈다와 혼례를 치르게 했다. 동정부부는 이곳에서 하느님을 뜨겁게 사랑하며 ..

사진속일상 2020.07.17

성지(23) - 천호, 여산, 숲정이

34. 천호성지 천호(天呼)성지는 전북 완주군 비봉면 천호산(天壺山)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박해 시대에 다리실 교우촌을 비롯해 많은 신앙 마을과 공소가 있었다. 에 따르면 '산세가 험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고 말할 정도로 첩첩산중이었다. 천호성지에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이명서 베드로 등 다섯 분과 다른 무명의 순교자들이 모셔져 있다. 2007년 준공된 부활성당으로 콘크리트 벽과 부정형의 외관이 특이한 성당이다. 예수가 묻힌 무덤의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기해박해 100주년 기념 순교자 현양비. 야외 제단. 성물박물관. 피정의 집. 아내와 장모님은 미사에 참예했지만, 나는 마스크를 지참하지 않아 성당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천호성지는 넓은 터에 잘 가꾸어진 성지다. 개인적으..

사진속일상 2020.05.11

성지(18) - 되재성당

29. 되재성당 퀴즈를 하나 내 보자.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로 세워진 성당은 어디일까? 서울 중림동에 있는 약현성당이다. 그럼 두 번째로 세워진 성당은? 천주교 신자라도 정답을 맞추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답은 전북 완주에 있는 되재성당이다. 약현성당이 1892년, 되재성당은 1895년에 건축되었다. 명동성당은 1898년이다. 전북 완주군 화산면과 고산면 일대는 깊은 산골이다. 천주교 박해의 여파로 신자들이 숨어 살았던 곳이다. 병인박해 때는 이 지역에 56개의 교우촌이 있었다고 한다. 1886년 한불조약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은 후에 되재성당이 건립되고 신앙의 중심지가 되었다. 아쉽게도 되재성당은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사라졌고, 최근에 옛 모습대로 복원했다. 제일 눈길을 끄는 건 종탑이다. 나무로 ..

사진속일상 2019.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