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나물 3

뒷산 조개나물

뒷산이 걷기에는 좋지만 품고 있는 꽃은 빈약하다. 계곡이 발달하지 않고 물이 없는 메마른 산이기 때문이다. 그 점이 약간 아쉽다. 그런데 어제는 뒷산에서 꽃밭을 이루고 있는 조개나물을 만났다. 묘지 주위였다. 조개나물은 유난히 묘지에서 잘 자란다. 할미꽃과 비슷하다. 조개나물은 원래 양지 바르고 메마른 땅을 좋아한다고 한다. 잔디가 깔린 묘지가 적지인 셈이다. 가끔 꿀풀과 헷갈리는데 꿀풀은 줄기 윗부분에 꽃이 있는 반면, 조개나물은 아래에서 위까지 촘촘이 나 있다. 흰색과 붉은색의 꽃도 있다는데 보지는 못했다. 산길에서 그나마 반가운 조개나물이었다. 조개나물꽃과 꼭 닮은 게 금창초(金瘡草)다. '부스럼 창'자를 쓰는데 부스럼 치료에 효과가 있는 풀인 것 같다. 꽃만 보면 조개나물과 금창초를 구별하기 어렵..

꽃들의향기 2018.04.30

조개나물(2)

조개나물하면 무덤과 함께 기억으로 남아있다. 오래전의 어느 봄날, 천진암에 갔다가 성인 묘역의 무덤에 핀 조개나물을 보았다. 말끔하게 단장된 봉분 위에 피어있던 조개나물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잔디를 손질하시는 분이 예쁜 꽃이라고 그냥 살려두었음에 틀림없었다. 경건하게 기도를 하고 있는 참배객들 앞에서 무덤에 기대어 사진을 찍었으니 불경스럽다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무덤 위에 핀 자줏빛 조개나물이 너무나 강렬하여 그냥 지나칠 수없었다. 그 뒤로도 조개나물은 할미꽃처럼 무덤 주위에서 자주 만났다. 무덤 주변에서 잘 자란다는 것은 햇볕이 잘 드는 석회질 토양을좋아하는 성질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바다와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이는조개나물에 왜 '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될 것도 같다. 확인해 보지..

꽃들의향기 2010.05.23

조개나물

조개나물은 할미꽃처럼 양지 바른 무덤가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본 대부분의 경우도 무덤의 잔디 사이에서였다. 조개나물은 줄기와 잎이 흰털로 빽빽이 덮여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얗게 보일 정도로 털이 가득 나 있다. 그리고 잎 사이에 작은 자주색 꽃이 돌아가며 피어 있다. 그 꽃이 핀 모양이 마치 조개가 살을 쏘옥 내밀고 있는 모습과 닮아서 조개나물이라고 이름이 붙었으리라. 조개나물 삼 형제가 나란히 키를 맞추며 서 있다. 깨끗이 단장되어 있는 천진암의 한 묘역이었는데 잔디를 깎는 사람이 이 꽃은 일부러 피해 간 것 같다. 그 마음씨가 무척 고맙게 느껴졌다.

꽃들의향기 200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