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나물은 할미꽃처럼 양지 바른 무덤가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본 대부분의 경우도 무덤의 잔디 사이에서였다.
조개나물은 줄기와 잎이 흰털로 빽빽이 덮여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얗게 보일 정도로 털이 가득 나 있다. 그리고 잎 사이에 작은 자주색 꽃이 돌아가며 피어 있다. 그 꽃이 핀 모양이 마치 조개가 살을 쏘옥 내밀고 있는 모습과 닮아서 조개나물이라고 이름이 붙었으리라.
조개나물 삼 형제가 나란히 키를 맞추며 서 있다. 깨끗이 단장되어 있는 천진암의 한 묘역이었는데 잔디를 깎는 사람이 이 꽃은 일부러 피해 간 것 같다. 그 마음씨가 무척 고맙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