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붉은토끼풀

샌. 2006. 7. 14. 14:20



집 뒤란에 일부러 토끼풀을 자라게 놓아 두었다. 워낙 풀들이 많이 돋아나 차라리 토끼풀이 덮어주면 다른 풀들의 성장을 억제하고 초록 양탄자 구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그러니 계속 땅속으로 줄기를 뻗으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꽃이 피니 벌들이 많이 몰려든다. 보기와 달리 꽃 속에는 꿀이 많은 것 같다.

 

토끼풀(clover)은 유럽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가축의 사료용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붉은토끼풀은 색깔이 예쁘다.가만히 바라보면 사월 초파일에 절집에달아놓은 연등이 떠오른다. 아마 땅도 하늘을 향한 무언가의 염원이 있는가 보다. 그것이 붉은토끼풀의 몸을 빌려 밖으로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 클로버를 찾아본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어쩌다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게 되면 책 사이에 꽂아 말렸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지에 붙였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받기도 했다.

 

특히 나폴레옹이 클로버를 좋아했다는데, 어느 날 전투 중에 클로버꽃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가까이 보려고 허리를 굽혔는데 그때 총알이 위로 지나가 화를 면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아마 이것이 클로버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속설로 전해져 내려오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전부터 십자형의 네잎 클로버는 기독교 국가에서 귀하게 취급되었다고 한다.

 

지난 주에는 뒤란의 토끼풀이 너무 키가 크고 꽃에는 벌이 몰려들어 낫으로 잘라 주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간섭이란 것이인간의 필요에 의해 자연 질서를 훼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넓은 의미에서 자연의 일부분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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