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능소화

샌. 2006. 7. 10. 14:17


이곳 단독주택가의 골목길을 걸어가다 보면대문가에 능소화가 피어있는집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노란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능소화는 지금의 계절과 잘 어울리는 꽃이다.나팔 모양으로 생겼는데 영어 이름도'trumpet creeper'라고 한다. 한때는 이 꽃의 꽃가루가 실명의 원인이 된다고 해서 많이 베어지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이 동네에는 아직도 능소화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능소화는 옛날에는 양반의 꽃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능소라는 한자 뜻이 웅비의 기상을 가졌다는데 과거에 급제해서 입신양명하려는 양반들과 어울리는 꽃이어서 그랬는 것 같다. 따라서 상민들이 이 꽃을 키우다가는 곤장을 맞기 일쑤였다고 한다.신분사회의 슬픈 단면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능소화는덩굴식물로 다른 나무라든가 인공의 구조물을 타고 잘 뻗어가며 자란다. 특징 중 하나는 꽃이 질 때 동백꽃처럼 통째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동백과 같은 처연함은 아니나 땅에 떨어져 있는 능소화도 나름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꽃으로 피어있을 때는 아름답고 요염한 느낌이 들고, 땅에 떨어지는 모습에서는 선비의 기개나 여인의 곧은 정절을 읽을 수 있다. 그런 정신이 더욱 아쉬운 시대여서 다시 한 번 능소화를 쳐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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