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를 위해 가면을 써라." 인문학자인 엄기호 선생이 쓴 책을 읽고 있는데 눈에 확 들어온 문장이다. 동료를 대할 때는 가면을 벗고 진실된 마음으로 마주해야 할 텐데 가면을 쓰라니, 이건 무슨 말인가. 선생이 말하는 뜻은 동료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의미가 아니라 세심한 배려라는 것이다. 의미를 추구하는 순간 친구들과의 관계가 깨지기 쉽다. 내 경우를 돌아보아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알게 모르게 의미를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나봤자 쓸데없는 소리만 지껄이고 아무 의미가 없는데 뭣 하려 나가느냐는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끊은 모임이 여러 개다. 만나면 배울 점도 있고, 생각할 만한 점도 있고, 유용한 점도 있어야 하는데 만나면 하나마나한 말만 하니까 시간 낭비라고 여긴다. 과연 그럴까? 선생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