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7

발왕산 주목

발왕산 정상부에 있는 천년주목숲길에서 만난 주목들이다. 이 길에서는 수령 1,800년의 '아버지왕주목'을 비롯해 10여 그루의 주목을 만날 수 있다. 각 주목마다 그들의 특징을 표현한 이름이 붙어 있다. ▽ 아버지왕주목: 줄기 둘레가 4.5m이며 수령은 1,800년이다. 왕수리부엉이 가족이 터를 잡고 살아가는, 아버지의 품처럼 넉넉한 주목이다. 하지만 길이 만들어지고 사람들로 북적대면서 왕수리부엉이가 여전히 살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 어머니왕주목: 주목 안에 마가목이 함께 자라고 있어 푸근한 어머니의 품을 연상시키는 나무다. ▽ 동생봉황주목 ▽ 참선주목: 속이 텅 비어 있어 참선을 하고 있는 고승을 연상시키는 나무다. ▽ 왕발주목: 뿌리를 뻗은 모양이 왕발을 닮아 있다. ▽ 삼두근주목 ▽ 고뇌의주목 ▽..

천년의나무 2023.10.27

신안 여행(3)

셋째 날, 볼일이 있는 처제네는 아침 식사 후 장모님을 모시고 일찍 집으로 출발했다. 우리는 퍼플섬을 구경하고 올라가기로 했다. 먼저 숙소 가까이 있는 '천사섬 분재공원'에 들렀다. 이 공원은 압해도 송공산 남쪽 기슭 5만 평 부지에 조성되어 있다. 명품 분재와 수목, 조각상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공원의 중심은 애기동백숲이다. 겨울에 애기동백이 필 때 와야 공원의 진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온실에서는 이 주목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물경 1,500살이나 되었다고 한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자태가 웅장하다. 그러면서 잎이 달린 가지는 싱싱하고 균형 잡혀 있다. 옆 온실에는 2,000살 된 주목도 있는데 개방을 하지 않아 멀리서 흐릿하게만 봤다. 이어서 퍼플섬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안좌도로 갔다. ..

사진속일상 2023.05.18

태백산 주목

얼마나 단단하게 제 속을 다지고 살았으면 '죽어 천 년'이라는 말이 있을까. 살아 있는 주목보다 오히려 죽은 형해의 주목이 더 당당하고 아름답다. 죽어서도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생명이 나무 말고 무엇이 있을까. 특히 주목은 그런 면에서 나무의 왕이다. 고산지대의 비바람과 눈보라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용트림하듯 제 모양을 키웠다. 인고의 세월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태백산 천제단에서 문수봉으로 가며 만난 주목들이다. 주목 군락지는 반대 방향의 유일사 가는 길에 있다는데 그곳은 겨울에 찾아가기로 예약해야겠다. 하얀 눈옷을 입은 주목은 더욱 기대된다.

천년의나무 2015.09.16

수타사 주목

홍천 공작산 자락에 수타사(壽陀寺)라는 아담한 절이 있다.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년(708)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처음에는 우적산(牛跡山)에 있었고, 이름은 일월사(日月寺)였다. 조선조 세조 3년(1457)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고 수타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약 50년 전에 사천왕상 안에서 초간본이 발견되었다. 이 책을 보관하기 위한 박물관도있다. 주변에 수타사 계곡이 유명하고 산책길이 만들어져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500여년 전 수타사가 지금의 자리로 옮겼을 때 절의 큰스님이 법장(法杖)으로 샘물을 찾고그 자리에 지팡이를꽂았다고 한다. 그 지팡이가 자라서 주목이 되었는데 정목(定木)으로 불렸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은 그 주목을 볼 수 없다. 이미 고사목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천년을 ..

천년의나무 2010.10.23

청평사 주목

춘천에 있는 청평사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주목이다. 극락보전 옆에두 그루가 있는데 하나는 수령이 800 년이고, 다른 하나는 500 년이다. 그래도 키는 10 m 밖에 안 된다. 워낙 느리고 단단하게 자라는 나무다 보니 일년에 1 cm 정도씩밖에 못 자란 셈이다. 나이가 800 살이면 다른 나무 같으면 엄청 큰 고목이 되었을 텐데 이 주목에서는 그런느낌이 전혀 없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말대로 고산지대에서만나는 고사목 정도 되어야 세월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령 나무는 정선 두위봉에 있는 1,400 년 된 주목이라고 한다. 올해는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청평사에는 시 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도 있다. 키 17 m, 줄기 둘레 2.9 m이고,수령은 250 년 정..

천년의나무 2010.03.15

창경궁 주목

창경궁 함인정(涵仁亭) 앞에 기이하게 생긴 주목이 있어 눈길을 끈다. 두 줄기 중 하나는 꼿꼿이 서 있는데 다른 하나는 4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잎이 하나도 없다. 바로 서 있는 줄기도 중간에서 잘려있어 제대로 성장한 모양이 아니다. 벼락을 맞아서 저런 기형이 되었다고 한다. 나이는 300 년으로 추정되는데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의 수명에 비하면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다. 삶의 어느 한 시기에 찾아온 충격이 나무에게는 엄청난 고통이 되었는지 모른다. 나이에 비해서는 많이 늙고 힘들어 보였다.

천년의나무 2008.09.18

정암사 주목

정선 정암사 마당에는 재미있게 생긴 주목이 한 그루 있다. 이미 죽어 껍질만 남은 주목 안에서 또 다른 주목이 돋아나 자라고 있는 것이다. 새로 생긴 주목도 그 굵기로 보아 이미 상당한 연륜이 쌓인 것 같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흔히 주목을 말하는데 이 나무야말로 장수하는 주목의 생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암사(淨岩寺)는 신라 선덕여왕 7년(638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다섯 곳의 사찰에 봉안했는데, 그중 한 곳이 이 정암사이다. 도로 옆에 있지만 절 분위기는 아늑하고 고요하다. 정암사 주목에도 전설이 전해오는데 뭇 고목들에서 들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지팡이 전설이다. 즉 자장율사가 절 창건을 기념하여 꽂아둔 지팡이가 자라난 것이라고 한다. ..

천년의나무 2007.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