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 5

중랑천과 배봉산길을 걷다

열여덟 번째 는 중랑천 둑길과 배봉산길을 걸었다.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더운 날씨였다. 전철 장한평역에서 내려 인근에 있는 장안설렁탕집에서 설렁탕으로 점심을 한 뒤 군자교를 들머리로 걷기를 시작했다. 30대 때 직장이 이곳에 있었고, 중랑천 건너편에 집이 있어서 이 길은 출퇴근로였다. 자전거를 타고 둑길을 다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는 나무가 없었는데 지금은 벚나무가 무성한 터널을 이루고 있다. 이 길을 약 4 km 정도 북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둑길이 끝나고 배봉산으로 연결된다. 배봉산 산길도 아주 잘 정리가 되어 있다. 나무가 많은 편안한 흙길이다. 특히 길 곁으로는 야생화 화단이 잘 가꾸어져 있다. 시민을 위한 이런 배려는 서울 어디나잘 되어 있어 고맙다. 바쁠 것 없으니 쉬엄쉬엄 걷는다. 배..

사진속일상 2010.06.05

중랑천을 따라 응봉에서 노원까지 걷다

연속 사흘을 걸으면서 너무 욕심을 낸걸까, 어제는 중랑천 30 km를 종주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도중에서 포기를 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탓도 있었지만 몸이 지친 원인이 컸다. 출발은 지하철 응봉역이었다. 역에서 나오면 바로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하류의 끝이다.여기서 의정부까지는 약 30 km, 내 걸음으로 일곱 시간 정도 걸릴 길이다. 중랑천 물이 깨끗해졌다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이다. 하류쪽에서는 악취가 심하게 났다. 아마 서울 시내를 흐르는 하천 중에서 가장 오염이 심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중랑천 길 걷기는다른 데에 비해 즐거움이 덜하다. 특히 산책로가 동부간선도로와 나란히 붙어있기 때문에 자동차 소음도 만만찮다. 산책로는 꽃길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꽃들이잘 가꾸어져 있었다.부용, 칸나, 해..

사진속일상 2008.07.24

중랑천 벚꽃길

40 년 정도 서울에서 사는 동안 중랑천변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 중랑천 좌우쪽 동네인 면목동과 장안동에서 20 년 가까이 살았으니 말이다. 1970 년대 초에 면목동으로 이사갔을 때는 청량리 쪽으로 갈 수 있는 다리가 없어서 멀리 중랑교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배를 타고 중랑천을 건너야 했다. 지금의 중랑천 주변은 그때에 비하면 상전벽해가 되었다. 중랑천 둑이 만들어지고 벚나무를 심은 것이 70 년대 후반에서 80 년대 초반으로 기억한다. 그 뒤로는 이 중랑천 둑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의 얘기다. 당시의 벚나무는 심은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 키 높이 정도로 어렸다. 피는 벚꽃도 풍성하지 않아 별로 볼 품이 없었다. 그 중랑천 벚꽃길을 오랜만에 찾아가 보았다..

꽃들의향기 2008.04.11

중랑천에서 철새를 보다

어느 탐조 모임을 따라가 중랑천에서 철새를 보았다. 유명 철새 도래지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도심에서도 이렇게 겨울 철새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한강이나 그 천변 어디를 가더라도 적어도 열 종류 정도는 볼 수가 있다. 이번에도 청둥오리, 논병아리, 넓적부리, 쇠오리, 고방오리, 흰죽지, 댕기흰죽지, 비오리, 재갈매기 등의 주로 오리류의 철새들을 만났다. 사진에 찍힌 것은 댕기흰죽지 무리들이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는 새들은 귀엽고 예쁘다. 그들의 모양이나색깔, 행동은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새들은 신의 걸작품 가운데 하나다. 오리는 먹이를 잡기 위해 물구나무 서듯 꼬리를 하늘로 치켜세우고 반은 물 속에 잠긴다. 논병아리는 완전히 잠수하는데 10초 ..

사진속일상 2007.01.13

중랑천을 걷다

젊었을 때는 나이 든 사람을 보면서 내가 늙으면 저런 처지가되지는 말아야지 하고 다짐을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든 지금, 예전에 못마땅했던 그 선배들과 똑 같이 되어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특별하고 예외적일 것이라고 자부했던 자신이 그냥 보통의 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자신이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중랑천을 걸었다. 한강에서부터 시작해 중랑천 서편 둔치길을 따라 올라가며 상계동 끝까지 걸었다[걸은 거리; 20km, 12:00-16:30]. 중랑천은 나와 인연이 깊다. 1970년대 초부터 근 15년간 중랑천 옆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중랑천 둑방길이 출퇴근로가 되기도 했다...

사진속일상 200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