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2

가을 여행(2) - 진도

친구 집에서 차려준 아침을 먹고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한다. 어젯밤에 나는 오늘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친구들은 읍내에 나가 당구를 치고 돌아와서는 또 카드 게임인 마이티를 하며 놀았다고 한다. 마이티는 그 시절 대학생들이 잔디밭에 둘러앉아 시간을 보내던 추억의 놀이다. 나는 아예 배우지를 않았으니 그 자리에 끼지도 못했다. 각자의 개성이나 지향점에 따라 어울리는 그룹이 따로 있기 마련이다. 그때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노는 걸 별로 마땅치 않게 여겼다. 우리가 묵은 친구 집, 마당의 야자수가 남도 지방임을 말해준다. 아침에 잠시 고구마 캐는 작업을 거들다. 먼저 찾은 곳은 용장성(龍藏城)이다. 여기는 고려 삼별초가 몽고의 침략에 대항하여 나라를 지키고자 원종 11년(1270)부터 14년(1273)..

사진속일상 2021.11.10

진도 가족여행

진도로 1박2일의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올 초부터 아이들이 결혼하기 전에 함께 여행을 가길 계획했었지만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시집간 둘째는 빠지고 첫째만 동행했다. 원래는 울릉도를 생각했지만 장시간 배를 타는데 부담을 느껴서 진도로 결정했다. 진도는 멀었다. 전주에서 가는데도 꼬박 세 시간이 걸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진도대교 주변에서는 명량대첩 축제를 하고 있었다. 축제라면 교통 혼잡과 소란스러움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경험한 지자체들의 축제는 대부분 그랬다. 이름에 걸맞는 내용은 없고 그저 시끄러운 장터에 불과했다. 그래서 축제장이라면 아예 피한다. 그러나 차 없는 진도대교를 걸어서 건너볼 기회는 오늘밖에 없었다. 마침 당시의 해전 상황을 재현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사진속일상 2011.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