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권금성의 암봉에서 자라는 쌍둥이 소나무다. 풀도 자리지 못하는 곳에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이만큼 싱싱하게 살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싹을 내고 이렇게 클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여름에 뜨겁게 달아오른 바위의 열기와 겨울의 냉기는 어떻게 견뎌냈을까? 등산을 하다 보면 이렇듯 바위와 어울려 사는 소나무를 자주 본다. 그들은 고행하는 수도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안이한 길을 버리고 스스로 고통을 선택하고 푸르게 살아내는 모습에 머리가 숙여진다. 더구나 권금성의 소나무는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꼿꼿하게 자신을 지켜내고 있다. 성자(聖者)의 모습이 여기에 있다. 소나무는 왜 바위를 좋아할까 바위의 세계에서 다른 나무가 사는 걸 보았느냐 깎아지른 가파른 바위가 한 치의 틈을 주지 않아도 비집고 들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