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태생이 참깨와 들깨도 구분 못하느냐는 핀잔을 어머니로부터 들은 적이 있었다. 부끄럽고 창피한 노릇이었다. 부모님이 들에서 뭘 가꾸시는지 어렸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참깨라고 하니 참깨였고, 들깨라고 하니 들깨였다. 작은 애정이나마 가지고 바라보게 된 것은 고작 얼마 되지 않았다. 참깨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솜털로 덮인 꽃이 아기의 살결처럼 곱고 부드럽다. 유백색이라고 할까, 연한 핑크색이라고 할까, 꽃 색깔은 청순하면서도 신비롭다. 농작물의 꽃은 열매가 주니까 별로 신경을 안 쓴다. 그러나 농부들이 보는 눈은 우리와 다를 것이다. 땀 흘리며 가꾸어서 피어난 밭의 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