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아무래도 집 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다른 계절에 비해 걷는 운동량이 1/3은 떨어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몸은 둔해지고 바깥에 나가는 일이 귀찮아진다. 어제는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서 작심하고 경안천에 나갔다. 큰 마음을 먹은 김에 칠사산까지 연계해서 걸었다. 이 코스는 강변과 산길을 함께 걸을 수 있어 좋다. 응달에는 사흘 전에 내린 눈이 아직 남아 있다. 겨울 경안천의 단골인 고니가 청둥오리와 함께 유유히 노닐고, 고독한 철학자인 해오라기는 미동도 없이, 가마우지는 따스한 햇볕에 날개를 말리고, 붉은부리갈매기는 물고기를 사냥해서 식사에 열중인데, 고양이 한 마리가 붉은부리갈매기를 잔뜩 노려보다가 바투 다가가더니 흥미를 잃은 듯 등 돌리고 강물만 핥는, 평화로운 겨울 오후의 경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