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기상이 사나웠다. 어제 수도권에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늦은 눈이 내렸다. 113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바람 불고 황사도 몰려왔다. 봄 날씨가 원래 이렇게 어수선하다.
닷새만에 집을 나섰다. 아직 바람이 잦아지지는 않았지만 황사는 지나갔다. 칠사산 트레킹은 천변과 산을 함께 걷는 길이다. 늦은 아침을 먹고 아내와 같이 걷기 시작했다.
칠사산 입구까지는 경안천을 따라 가는 약 6km의 천변 길이다. 그동안에 경안천을 가로지르는 다섯 개의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 첫 번째 징검다리
▽ 두 번째 징검다리
메타세콰이어 숲 길을 지난다.
날씨 탓인지 오늘 천변에는 사람이 적다.
▽ 세 번째 징검다리
▽ 네 번째 징검다리
네 번째 징검다리를 지나면 폭신한 흙길이 나온다.
▽ 다섯 번째 징검다리
천변 풍경만 봐도 힐링이 된다. 이 물은 팔당호로 흘러간다.
칠사산으로 들어가는 입구 계단길은 작년에 새로 만들어졌다. 전에는 더 진행해서 능선 끝까지 가야 했다.
칠사산 산길은 사납지 않고 포근하다.
칠사산 정상부에 숭의정(崇義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너른골 동부 지역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칠사산(七士山, 364m)은 고려말에 나라가 망한 걸 비관한 일곱 학사가 숨어 살던 곳이라 한다. '숭의(崇義)'란 의미도 거기서 유래할 것이다.
오래된 주거 지역이 올 초부터 재개발 공사중이다.
칠사산 중턱에 칠보사(七寶寺)가 있다. 몇 가지 재미있는 전설이 절 안내문에 적혀 있다.
▽ 칠보사 느티나무
칠보사에서 내려가는 편안한 숲길이다.
이 길은 약 11km쯤 된다. 총 세 시간 반이 걸렸다. 처음에는 몸이 무거웠으나 맑은 공기를 호흡하면서 이내 리듬을 찾았다. 다 걷고 나서 몰려오는 나른한 상쾌함이 기분 좋았다. 더 무엇을 바랄까, 마음도 한껏 넓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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