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벽초지수목원과 마장호수

샌. 2020. 4. 29. 20:27

손주를 데리고 파주에 있는 벽초지수목원에 갔다. 정문에 들어서니 색색으로 고운 튤립이 활짝 피어 있었다. 혼자 뒤처져서 튤립 사진 삼매경에 빠졌다.

"자연을 사랑하는 한 사람과, 예술을 자연으로 그려내는 한 화가가 만나 벽초지수목원의 기나긴 여정이 2005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안내 팸플랫에 나오는 설명이다. 벽초지수목원은 잘 가꾼 공원 같다. 설렘, 신화, 모험, 자유, 사색, 감동 등 여섯 개의 공간으로 되어 있다.  

이번에는 제 엄마가 따라와서 우리 손이 줄었다. 대신 손주와 노는 재미도 같이 줄어 들었다.

코로나19 덕분에 손주와 노는 재미을 알게 되었다. 밖에 데리고 나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놀게 된다. 손주는 할머니를 잘 따르면서, 하는 말과 행동이 예뻐 귀염을 독차지한다. 다시 유치원에 가게 되더라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바깥 나들이를 해야겠다.

수목원 가까이 있는 마장호수에 들렀다.

마장호수는 2000년에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되었으나 출렁다리가 만들어지면서 일약 명소로 변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산책로도 있다.

출렁다리는 코로나19로 폐쇄되었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며칠 전에 다시 개방했다. 이날도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찾았다. 집에 갇혀 지내던 답답하던 심정을 이해할 것도 같다.

우리는 4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출렁다리를 건넌 후 호수를 반 바퀴 돌았다. 길이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호수 물도 맑은 편이다. 단순한 저수지가 자연과 함께 하는 휴식 공간으로 거듭 났다.

이날 수목원 안에 있는 식당에서 두 달 반만에 처음으로 외식을 했다. 그간 가족하고만 만났지 바깥 사람과는 접촉을 안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일주일째 열 명 안팎으로 안정 추세다. 곧 학교도 문을 열 것 같다. 저 아이의 걸음처럼 마음 놓고 뛰어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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