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산이 넷 있는데, 그중에서 칠사산(七士山)은 다양한 풍경을 접할 수 있어 좋다. 산 아래 경안천을 따라 난 길은 강과 산을 같이 즐길 수 있다. 전에 비해 길이 넓어지고 시멘트로 포장된 게 아쉽지만, 그런대로 고즈넉한 시골 맛이 난다. 칠사산 걷기는 1시간 가량 경안천을 따라 걸은 뒤 산으로 들어 능선을 따라 정상을 경유하여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강변을 따라 걸을 때는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엔돌핀이 팡팡 솟아오른다. 봄 햇살이 몸을 뚫고 들어와 세포를 춤추게 한다.세상의 부귀영화가 하나도 부럽지 않다. 자연 속 걸음에는 마약 효과가 있다. 모든 것 잊고 걷는 지금이 최고다.
내일이 총선일이라 도로를 지나는 유세 차량의 목소리 톤도 더 높아졌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는 열세로 나와 있고, 내가 기대하는 세상은 너무 멀리 있다.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뿐이다.
칠사산에는 칠보사(七寶寺)가 있다. 산 규모에 비해서는 꽤 큰 절이다. 절 옆에는 재미있게 생긴 느티나무가 있어 지날 때마다 흘겨보게 된다.
칠보사 벚꽃도 절정을 지나고 있다. 오랜만에 걸은 산길이라 거북이 걸음이었다. 세 시간을 예상했는데 네 시간이 걸렸다. 자주 밖으로 나와야겠다.
* 걸은 시간: 4시간(10:30~14:30)
* 걸은 거리: 9km
* 걸은 경로: 보건소 - 경안천 - 서호리 - 칠사산 동편 능선 - 정상 - 칠보사 - 보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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