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산과 태재고개는 성남과 광주를 가르는 검단지맥 위에 있다. 더 내려가면 불곡산까지 이어진다. 영장산에는 두 차례 올랐지만 오늘은 지맥을 따라 남쪽으로 걸어보기로 한다. 더없이 상쾌한 날씨다. 지하철 이매역에서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영장산은 400m급의 산이지만 오르는데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산길이 꽤 길기 때문이다. 산에는 평일이어서 사람들과는 드문드문 만난다. 얼마 전에 J 선배와 만났을 때 요사이 등산을 하시느냐고 물었더니 단호히 안 한다고 대답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평일에 혼자 산을 찾으니 자신이 너무 비참해지더란다. 일이 없는 백수 신세를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창피하다고 말했다. 지금 나는 홀로 산길을 걸으며 무척 행복하다. 땀 흘리며 일하고 있을 옛 동료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