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봐도 술패랭이는 화려하게 성장한 귀족 여인이다. 패랭이가 수줍은 듯 가녀린 시골 소녀라면 술패랭이는 보여주기 좋아하고 드러내고 싶어하는 다 큰 처녀다. 얼마나 멋 내고 싶었으면 멀쩡한 꽃잎을 저리 갈갈이 찢어놓았을까 싶다. 그러나 술패랭이는 이웃집 아가씨의 찢어진 청바지처럼 어설프지는 않다. 생긴 모양으로 보면 아닌 것 같지만 술패랭이는 우리꽃이다. 동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다. 술패랭이는 고운 향기도 가지고 있다. 패랭이와 술패랭이를 비교하면 패랭이는 소박미(素朴美), 술패랭이는 우아미(優雅美)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제 보아도 반가운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