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패랭이꽃

샌. 2005. 12. 5. 11:52



남한의 국화는 무궁화이고, 북한의 국화는 함박꽃이다. 둘 다 나무꽃인데 만약 풀꽃 중에서 우리나라 국화로 적당한 것을 고르라면 개인적으로는 이 패랭이꽃을 추천하고 싶다.

 

우선 패랭이꽃은 제주도로부터 백두산까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친근한 꽃이다. 산이나 들, 길가 등 어떤 곳에서도 잘 자란다. 메마르고 척박한 땅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생명력도 강하다. 키가 작아 사람들 발길에 짓밟혀도 바로 줄기를 곧세운다. 작지만 강인한 꽃이다.

 

패랭이꽃은 수줍은듯 볼을 붉히고 있는 청순한 소녀를 연상시킨다. 꽃잎은 다섯장이고 끝은 톱니마냥 갈라져 있다. 그러나 작고 가녀린 모습 뒤에는 어떤 역경도 헤쳐나갈 것 같은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패랭이는 옛날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쓰던 모자였다. 양반들이 갓을 썼다면 패랭이는 장돌뱅이나 천민들이 썼던 것이다. 꽃모양이 패랭이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겠지만,이 꽃을 보면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져 더욱 애틋해진다.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우리의 소박한 멋과 정서가 배인 듯한 작고 수줍음 많은 패랭이꽃이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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