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서양등골나물

샌. 2005. 11. 29. 10:45



초겨울에 접어든 이맘때에는 들이나 산에서 볼 수 있는 꽃은 거의 없다. 그런데 얼마 전 남산에 갔을 때 산책로를 따라 무리지어 피어있는서양등골나물을 보았다. 대부분의 풀들은 시들고 나무들도 잎을 떨어뜨려 겨울 준비를 하는 이 때, 홀로 환하게 하얀 꽃을 피우고 있는 이 풀의 강인한 생명력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양등골나물은 북아메리카 원산의 외래종이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이 풀은 우리 고유의 생태계를 파괴할 정도로 번식력이 좋아 환경부에서는 위해 식물로 분류를 해놓고 있다. 식물계의 황소개구리인 셈이다.

 

전에 자주 다녔던 대모산에서도 이 풀을많이 보았다. 어떤 곳에서는 계곡 전체가 서양등골나물에 점령되어 있었다. 그러나 흰색의 작은 송이들이 모여 피는 꽃은 밝고도 환하다. 같은 지구상에서 내 꽃, 네 꽃의 구별이 어디 있으랴. 하늘이 내려준성질이니 본인도 어찌할 수 없건만, 괜히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것 같아 어떨 때는 미안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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