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2

연꽃이 피어나네 / 한산

너른 바위에 홀로 앉았노라니 계곡물 소리에 가슴 시리네 고요한 풍광 눈부시게 아름답고 안개 속에 희미하게 바위 드러나네 편안한 마음으로 쉬노라니 지는 해에 나무 그림자 낮아졌네 내 스스로 마음자리 들여다보니 흙탕물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네 盤陀石上坐 谿澗冷凄凄 靜玩偏嘉麗 虛巖蒙霧迷 恰然憩歇處 日斜樹影低 我自觀心地 蓮花出於泥 - 寒山 가을이 짙어가는 시절에 한산의 시를 읽는다. 한산이 듣던 천태산(天台山)의 맑은 계곡물 소리에 귀 기울인다. 물욕에 찌든 이 검은 속내를 조금이나마 씻어가 주길 기대하면서. 나는 언제쯤 구차한 자리 훌훌 털고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으리. 제 마음자리 들여다보며 '흙탕물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네'라고 노래할 수 있으리. 한산은 다른 시에서 자신을 이렇게 드러냈다. 吾心似秋月 碧..

시읽는기쁨 2019.11.09

寒山詩

昔日極貧苦 夜夜數他寶 今日審思量 自家須營造 掘得一寶藏 純是水晶珠 大有碧眼胡 密擬買將去 余卽報渠言 此珠無價數 예전엔 가난하고 비참하였다 매일 밤 남의 보물 헤아렸었지 그러나 이제 깊이 생각한 끝에 모름지기 내 집을 짓기로 했네 땅을 파다가 감추어진 보물을 찾았지 뭔가 수정처럼 맑디 맑은 진주라네 푸른 눈의 서역 장사치들이 앞다퉈 이 진주를 사려 하길래 내 그들에게 웃으며 말했지 이 진주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라고 寒山은 8세기 부근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전설적인 隱者이다. 일설에는 형제들과 땅을 경작하며 살았으나, 모든 緣을 끊고 아내와 가족과도 헤어져 각처를 방랑하다가 寒山에 은거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세상이 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것을 발견하려는 신비적 충동에 이끌렸..

시읽는기쁨 200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