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寒山詩

샌. 2004. 1. 14. 12:56

昔日極貧苦
夜夜數他寶
今日審思量
自家須營造
掘得一寶藏
純是水晶珠
大有碧眼胡
密擬買將去
余卽報渠言
此珠無價數

 

예전엔 가난하고 비참하였다
매일 밤 남의 보물 헤아렸었지
그러나 이제 깊이 생각한 끝에
모름지기 내 집을 짓기로 했네
땅을 파다가 감추어진 보물을 찾았지 뭔가
수정처럼 맑디 맑은 진주라네
푸른 눈의 서역 장사치들이
앞다퉈 이 진주를 사려 하길래
내 그들에게 웃으며 말했지
이 진주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라고


寒山은 8세기 부근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전설적인 隱者이다.
일설에는 형제들과 땅을 경작하며 살았으나, 모든 緣을 끊고 아내와 가족과도 헤어져 각처를 방랑하다가 寒山에 은거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세상이 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것을 발견하려는 신비적 충동에 이끌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도 인간적인 고독이나 향수에는 어쩔 수 없었는가 보다.
다른 시에서는 `哀哉百年內 腸斷憶咸京` (아아, 백년도 못 사는 인생인데 고향 생각 간장을 녹이는구나!) 라고 읊기도 했다.

이 詩의 첫 부분을 `今日極貧苦 夜夜數他寶`로 바꾼다면 꼭 지금의 내 마음에 다름 아닐 것 같다.
맨날 남의 보물만 헤아리면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으니 말이다. 참 바보같은 청맹과니이다.
언제가 되어야 내 속에 들어있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주를알아볼 수 있을까?

`하늘 나라는 밭에 묻혀 있는 보물에 비길 수 있다.
그 보물을 찾아낸 사람은 그것을 다시 묻어 두고 기뻐하며 돌아 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또 하늘 나라는 어떤 장사꾼이 좋은 진주를 찾아 다니는 것에 비길 수 있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면 돌아 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산다.` < 마태오 13: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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