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가톨릭회에서 천진암에 갔다. 그동안 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천진암을 찾았지만 성지 순례로 함께 하기는 오랜만이었다. 천진암(天眞菴)은 일반적인 순교 성지와는 달리 한국 천주교가 태동한 의미 있는 장소다. 1700년대 후반에 광암 이벽(李檗)을 비롯한 학도들이 이곳에 모여 학문을 연마했다. 그중에는 서학(西學)이 포함되어 있었고, 중국에 들어왔던 천주교 교리도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다. 그것이 자생적인 신앙 단체로 발전했고 한국 천주교의 모태가 되었다. 당시 10대였던 정약용(丁若鏞) 선생도 이곳에서 공부했고, 이때 천주교를 처음 접했다. 함께 했던 사람들이 권철신, 이승훈, 정약전, 정약종, 권상학 등이다. 이들은 천진암 공동체에서 실학 연구와 강의 외에 천주학 연구, 공동 신앙생활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