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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218]

수컷을 알고 암컷을 지키면 천하의 계곡이 된다. 명예로움을 알고 오욕을 받아들이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사람은 모두 앞서기를 취하는데 나만 홀로 뒤처지는 것을 취하니 이르기를 '천하의 오욕을 감수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모두 실을 취하는데 나만 홀로 허를 취하고 저장하기 않기에 오히려 남음이 있다. 독립 자족하고 여유 있으니 몸소 행함이 느리지만 어긋나지 않으며 인위가 없으며 교활한 지혜를 비웃는다. 사람들은 모두 복을 구하지만 나 홀로 온전함을 따르며 이르기를 '허물을 면했다'고 한다. 깊음을 뿌리로 삼고 검약을 벼리로 삼으며 이르기를 단단하면 부서지고 예리하면 무디어진다고 한다. 항상 사물에 관용하고 남을 깎아내리지 않으니 가히 지극하다 할 것이다. 知其雄守其雌爲天下谿 知其白守其辱 爲天下谷 人皆取先..

삶의나침반 2012.09.10

의상대 소나무

2005년의 산불로 낙산사가 불탔을 때 이곳 의상대(義湘臺) 소나무도 피해를 보았다. 의상대를 둘러싸고 있던 노송들이 사라진 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몇 그루는 살아남아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에는 소나무 줄기 사이로 겨우 바다를 볼 수 있었는데 이젠 휑하니 시야가 트였다. 그러나 상실감으로 아픈 풍경이었다. 이곳 의상대 앞바다는 어린 시절부터 추억이 깃든 장소다. 아버지를 따라와서 바다를 처음 본 곳도 여기였다. 그 뒤로도 동해안 여행을 하면 이곳이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산불 이후로 의상대는 많이 변했다. 내 기억에 간직된 의상대는 사라졌다. 뭔가가 허전하고 쓸쓸해서 뒤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천년의나무 2012.09.10

가시엉겅퀴

최근 보도를 보면 가시엉겅퀴가 약용식물로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논농사에 비해 소득이 3배 정도 많아서 관심이 큰 모양이다. 가시엉겅퀴는 간과 담낭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약효 때문에 남획되어 멸종 위기에 몰렸다. 가시엉겅퀴는 갈라진 잎 끝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 있다. 너무 가까이 가면 비명을 질러야 한다.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꽃은 색깔이 곱고 예쁘다. 벌 한 마리가 조심스레 꿀을 빨고 있다. 가시에 찔리고서야 알았다 피 멍울멍울 솟아나는 그 생채기 얼마나 쓰리고 아린가를 고혹적인 눈웃음에 홀리지 말아야 했다 다시는 찔리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건만 쏘아보는 눈화살에 녹아버릴 줄이야 저만치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 잊지만 않았어도 다가가지 않았을 ..

꽃들의향기 2012.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