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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전성시대 / 임보

왜 법대생들이 그렇게 좋아했던가 몰라요 고시공부 하는 놈들이 공부는 않고 쫓아다니기만 했으니 아내의 회고담이 또 시작된다 한두 놈이 아니었다고 은근히 으스대는 투다 '법대생'이라는 말도 내 비위에 거슬린다 지금쯤 잘된 놈은 변호사가 되어 떵떵거리며 지내지 않겠는가 (하기사 못 된 놈은 복덕방에서 어정거리고 있겠지만) 키는 180도 넘은 멀대같은 놈들이 늘 따라다녔단 말이요 키가 180이라는 말에 또 야코가 죽는다 나는 듣는 둥 마는 둥 대꾸도 않고 숟가락질만 해댄다 수십 번을 들은 얘기이므로 다 알고 있는데 무슨 미련이 있는지 오늘도 점심을 먹다말고 어떤 친구 얘기 끝에 그녀는 자신의 황금시절을 회고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 대문 밖에까지 따라와서 어정거리니 어쩌겄오? 다음엔 삼촌이 나와서 쫓아보냈다는 얘기..

시읽는기쁨 2012.09.01

덴빈과 볼라벤

두 태풍, 덴빈(TEMBIN)과 볼라벤(BOLAVEN)이 이틀 사이로 한반도를 지나갔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또한 덴빈의 경로도 특이했다. 덴빈과 볼라벤은 형제 태풍이었다. 덴빈은 8월 19일에, 볼라벤은 20일에 북위 18도 해역에서 태어났다. 22일까지는 두 태풍의 세력이 비슷했으나, 23일부터 덴빈은 약해졌고 볼라벤은 강해졌다. 볼라벤이 강했을 때는 둘 사이에 60hPa 차이가 났다. 덴빈은 볼라벤의 힘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형이 동생한테 치인 격이었다. 북진하던 덴빈은 튕겨 나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치 두 당구공이 충돌하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덴빈은 스핀이 걸린 당구공처럼 대만 해역에서 반시계방향으로 타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덕분에 대만이 며칠간 계속해서 태풍의 영향권에 놓였다. 이때 ..

길위의단상 2012.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