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22 2

김수영 산문집

김수영 시인의 정의에 따르면 '지식인'이란 '인류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생각하고, 인류의 고민을 자기의 고민처럼 고민하는 사람'이다. 지식을 자신의 이(利)를 탐하는 데 쓰는 사람은 사이비 지식인이요 지식 장사꾼일 따름이다. 우리 시대에 지식인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시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인이 쓴 시보다 산문을 읽는 게 훨씬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김수영의 산문을 통해 김수영 정신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냉철한 현실감각과 날카로운 비판 의식, 자기 성찰, 속물에 대한 경계, 반짝이는 천재성, 유머, 맑은 양심 등, 이번에 시인의 산문을 읽으며 이런 느낌이 들었다. 민음사에서 나온 중 두 번째 권이 산문집이다. 수필과 시론, 평론 등이 실려 있다. 그중에서 1부에 수록된 수..

읽고본느낌 2013.05.22

범어사 등나무 군락

부산 범어사(梵魚寺) 옆 계곡에는 등나무가 무리 지어 자라는 군락지가 있다. 6.5ha 면적에 6,500여 그루가 자라는 엄청난 규모다. 그래서 이 계곡의 다른 이름이 등운곡(藤雲谷)이다. 전에는 베어 쓰기를 반복한 탓에 제일 오래된 등나무라도 나이가 100년 남짓 된다고 한다. 큰 것은 줄기 둘레가 140cm, 길이가 15m에 이르는 것도 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176호로 지정되어 있다. 등나무는 혼자 곧바로 서지 못하고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간다. 굽히지 않고 꿋꿋한 지조를 지켜온 옛 선비들은 등나무의 이런 특성을 싫어하여 집안에는 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여름에 등나무 그늘이 만드는 시원함은 어디에도 비길 수 없다. 평상에 누워 기묘하게 비틀어진 등나무 줄기를 감상하는 맛도 좋다. 지금이 등나..

천년의나무 201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