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31 2

논어[33]

자하가 묻기를 "방긋 웃는 입매, 반짝이는 눈동자, 흰 바탕에 눈부신 칠이여!"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림은 흰 바탕 위에 그리는 것이다." "예도 나중 일인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상이 나를 깨우쳐 주는구나! 인제 너하고 시를 이야기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子夏問曰 巧笑천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子曰 繪事後素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詩已矣 - 八佾 6 스승과 제자 사이의 선문답 같다. 시에서 그림으로, 그리고 예에 대한 대화로 이어지더니 돌연 시를 논할 수 있는 단계로까지 나아간다. '방긋 웃는 입매, 반짝이는 눈동자, 흰 바탕에 눈부신 칠이여!'란 시경(詩經)에서 미인을 묘사하는 구절이다. 그 의미를 공자는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한 마디로 표현한다. 흰 ..

삶의나침반 2013.05.31

성황리 소나무(2)

의령을 지나던 길에 이 나무의 안내판을 도로에서 우연히 보았다. 5년 만의 재회였다. 나무는 그때와 다름 없이 마을 뒷산에서 늠름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달라진 건 소나무 앞으로 '역사문화 부자길'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삼성을 창업한 이병철 회장 생가부터 이곳까지 만들어진 길이다. 그래도 '부자길'이라는 이름은 좀 그렇다. 성황리 소나무는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나무다. 드러난 뿌리나 가지의 생김새가 굉장히 힘차다. 그러나 걱정되는 점도 있다. 줄기에서 옆으로 펼쳐진 가지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버팀목이 왠지 불안해 보인다. 앞으로도 거센 태풍을 잘 이기고 명목으로서의 자리를 잘 지켜가길 빌 뿐이다.

천년의나무 201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