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내 꿈은 사람들과 세상에서 벗어나 적막강산에 들어가 사는 것이었다. 모든 욕심 내려놓고 산과 나무와 풀로만 친구하며 살고 싶었다. 사람 소리가 절절히 그리워지도록 철저히 홀로이고 싶었고 외로워지고 싶었다. 나름대로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인간에게 너무 부대낀 게 원인이었지만 그것 역시 내 천성이 그러한 탓이었다. 퇴직을 하고 광주로 내려와서는 인간과의 마찰은 거의 사라졌다. 여기가 산골 초막은 아니지만 눈을 감고 있으면 강원도 심심산골과 별로 다르지 않다. 아침이면 새 소리가 잠을 깨우고, 봄이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진동한다. 창문을 열면 맑은 공기에 풋풋한 시골 냄새가 풍긴다. 종일 있어도 사람 하나 만나지 않고 지나는 날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적막강산에 대한 꿈도 많이 시들해졌다. 굳이 파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