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1 2

부추꽃

부추는 끈질긴 생명력의 상징이다. 베어내고 베어내도 어느새 다시 자라난다. 그러다가 봄이 지나면 잊힌다. 밭은 다른 작물이 대신한다. 부추꽃을 보도록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텃밭 가장자리에서 살아남은 부추가 꽃을 피웠다. 계면쩍게도 부추꽃을 처음 보았다. 부추 하면 먹는 것만 떠올렸지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울 거라곤 아예 생각도 안 했다. 신기해서 한참을 들여다봤다.

꽃들의향기 2015.09.11

귀엽게 나이 들기

나이가 60이 넘어도 귀엽다는 소리를 듣는 건 어떨까? 얼마 전의 일이다.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앞에 앉은 사람이 나한테 귀엽다고 하는 것이었다. 순간 어리벙벙했지만 반박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피식 웃기만 했다. 그분은 형님뻘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전에 학교에 있을 때는 코흘리개 아이들한테서도 그런 소리를 가끔 들었다.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난감했다. '귀엽다'는 내 평생을 따라다니는 단어다. 어렸을 때는 은근히 자랑스러웠지만 사춘기가 되면서부터는 너무 창피하게 느껴졌다. 뭔가 모자라고 덜 떨어진 인간이 된 듯하여 주눅 들기 일쑤였다. 하물며 어른이 되어서는 오죽하겠는가. '멋있다'거나 '남자답다'는 말은 나에게는 멀어도 너무 멀었다. 그런데 단 한 번 예외가 있었다. 한 친구로부터 살짝 그..

참살이의꿈 201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