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차 없는 날 행사의 하나로 광화문에서 프로 기사와 일반인과의 다면기가 있었다. 프로 기사 100명이 나와서 시민 1,000명과 지도 대국을 가졌다. 프로 기사 한 사람이 열 명을 상대로 두는 것이다. 광화문 보도에 네 줄로 천 개의 바둑판이 놓여 있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두 주 전에 행사 소식을 듣고 나도 신청을 해서 참석했다. 우리 조에서 수고한 기사는 이동휘 초단이었다. 재작년에 입단한 젊은 기사인데 진지하게 바둑을 둬주어서 좋았다. 다섯 점을 놓고 시작했다. 프로 기사와는 처음 대국하기 때문에 무척 설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바둑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배우기 위해서 두기 때문에 승부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었다. 대마를 죽이지 말자, 쌈지 뜨지 말고 중앙으로 나가자, 이 두 가지를 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