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남한산성 남문 느티나무

샌. 2009. 6. 8. 10:21



남한산성 남문은 성남 쪽에서 올라가는 주출입문이다. 성곽 바깥쪽에 보호수로 지정된 네 그루의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는데, 아쉽게도 이미 한계수명에 이른 나무도 있다. 다행히도 주변이 공원으로 조성되고 느티나무의 생육 조건도 좋아졌다.

 

남한산성 성곽은 인조 4년(1626)에 준공되었는데, 느티나무는 당시 성곽 사면의 토양 유실을 방지하면서 차폐의 목적으로 심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느티나무들의 수명도 400 년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산성 안쪽에는 오래된 느티나무들이 산재해 있지만 이렇게 성곽 바깥쪽에 있는 것은 남문이 유일하다. 아마 예전에도 가장 중요한 남한산성의 관문이었던 것 같다.

 

1636 년 겨울, 인조는 40여 일을 버티다가 결국은 삼전도에서 무릎을 꿇고 항복한다. 변변한 군사나 무기도, 전략도없었다. 그 잘난 조정은 청나라의 조롱거리였다. 김훈의 남한산성을 보면 당시 성내사정이 과연 일국의 중심부인지 부끄러워진다. 300여 년이면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이 느티나무들은 유년시절에 그런 치욕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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