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배재학당 향나무

샌. 2009. 5. 10. 07:01



서울 종로구 정동에는 옛 배재학당 터가 있다. 감리교 소속이었던 아펜젤러(H. G. Appenzeller) 선교사가 1886 년에 세운 학교다. 배재학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남자 중등교육기관이다. 이듬해에는 배재와 이화학당 학생들을 위한 정동교회를 설립한다. 그래서 이곳은 신학문과 개신교의 시발지라고 할 수 있다.

 

학교는 1984 년에 강동구로이사를 갔는데 터에는 지금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으로 쓰고 있는 옛 동관 건물만이 남아 있다. 이 건물 앞에 수령 500 년이 넘은 향나무 한 그루가 있다. 높이가 16 m에 이르는데 특이한 것은 아랫 부분에는 가지가 없이 위로만 쭉 뻗어 있다. 나무 줄기도 많이 상해서 대부분이 보형물로 채워져 있다. 전해오는 얘기로는 임진왜란 때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말을 매어둔 나무라고 한다. 그때 박은 대못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데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믿거나 말거나 얘기다.

 

옛 배재 출신이라면 이 향나무를 기억할 것이다. 배재의 교훈이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欲爲大者 當爲人役)'이라는데 이 키 큰 향나무에서 그런 가르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천년의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한산성 이승만기념식수 전나무  (0) 2009.06.12
남한산성 남문 느티나무  (0) 2009.06.08
고달사지 느티나무  (0) 2009.05.07
도솔암 마애석불 소나무  (0) 2009.04.29
삼인리 장사송  (0) 200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