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연인산의 봄

샌. 2009. 5. 4. 22:18



히말라야 파트너였던 J와 연인산(戀人山 1068 m, 경기 가평)에 가기 위해 청량리역에서 7 시 50 분 발 춘천행 기차를 탔다. 이번 길은 J의 제의로 갑자기 성사된 번개산행이었다. 좌석은 매진되고 입석표밖에 없었지만 오랜만에 타보는 경춘선 열차라 서서 가도 기분이 좋았다. 우리 둘은 열차 출입구에 서서 바깥 경치를 구경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맞은 편에서는 젊은 연인 둘이 아무 말도 없이 꼭 껴안고 있었다.

 

청량리에서 가평까지 가는데 1 시간 20 분이 걸렸다.

 



버스터미널로 가다가 작년에 퇴직하신 C 선생님을 우연히 만났다. 그래서 그분의 차로 등산 기점인 백둔리까지 손쉽게 갈 수 있었다. C 선생님은 야생화 사진을 찍으러서울에서 내려오시던 길이었다.

 

산행은 백둔리에서 시작하여 취수장 옆 작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서는 장수능선을 탔다. 그리고 장수봉을 거쳐 연인산 정상에 이르렀다. 정상에 가까운 능선길에는 얼레지와 노랑제비꽃의 화원이 펼쳐졌다. 엄청나게 넓은 꽃밭이었다. 특히 노랑제비꽃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 것은 처음 만난 경험이었다. 그러나 얼레지는철이 지나 시들고 있었다. 다만 흰얼레지를 보고 싶었는데 그 많은 얼레지 중에서도찾지를 못했다.

 

지금 이때의 산색은 꽃보다 더 아름답다. 갓 돋아난 연초록의 잎새는 앙증맞게 귀엽고 예쁘다. 연인산의 봄을 걸으며 예쁜꽃들과 산색으로 행복했었던 하루였다.

 























하산은 정상에서 연인산장을 거쳐 연인계곡과 용추계곡을 따라 용추유원지 입구까지 걸어 내려왔다. 거기서 버스를 타고 가평읍내로 나와막국수로 간단히 요기하고 다시 가평역에서 17:30 발 청량리행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오는 길 역시 좌석은 없었다. 그래도 덜커덩거리는 복고풍의 기차여행은 즐거웠다.

 

* 산행 시간 ; 10:00 - 16:00

* 산행 경로 ; 백둔리 - 장수능선 - 연인산 - 연인산장 - 용추계곡 - 용추유원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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