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천마산의 봄

샌. 2009. 5. 6. 11:37

봄꽃을 보러 천마산에 갔다. 청량리에서 165번 버스를 타니 종점이 호평동 천마산 입구였다.1 시간 정도가 걸렸다. 봄꽃철이 지나선지 산 아래에서는 거의 꽃을 볼 수 없었다. 꽃보다는 봄의 산색이 아름다웠다.

 

천마의 집 옆의 가파른 능선을 따라 먼저 정상에 올랐다. 이곳에서도 역시 노랑제비꽃이자주 눈에 띄었다. 돌핀샘 주위에서많은 꽃들을 만났다. 미치광이풀이 제일 흔했다. 오랜만에 점현호색을 보고, 또 는쟁이냉이를 확인한 것은 가장 큰 소득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이 꽃들이 절정을 지나 이미 시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꽃대장이 몸살로 불참했는데 대신 M의 꽃지식 덕을 톡톡히 보았다. M은 잎으로도 식물 이름을 잘 알아맞췄다. 크게 자란 노루귀 잎도 이번에 처음 보았다.

 

팔현계곡을 따라 내려가 오남리에서 202번 버스를 타고 다시 청량리로 돌아왔다. 하산해서 오남저수지를 거쳐 버스 타는 데까지 걸어나오는 길이 힘들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 산행의 재미를 새삼 느꼈다. 전체 산행 시간은 7 시간이 걸렸다.

 











산행중에 M이 우스개소리를 하나 들려 주었다. 요즈음 세상에 불가능한 것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한다.

 

1. 스님 머리에 삔 꽂기

2. 앙드레김에게 검은 옷 입히기

3. 노무현 말 줄이기

4. 펀드 원금 회복하기

5. 늙은 남편 존경하기

 

많이 웃었지만 마지막 것에는 기분이 씁쓸했고 자괴감도 들었다.

 

뒤풀이에서의 술이 또 문제였다. 말이 많았고, 옹졸한 속이 드러났다. 내가 부끄럽고 밉다. 돌아오던 버스 안에서 옆에 앉았던 스님이 술을 조심하라고 했는데 곧바로 현실이 될 줄이야. 아무래도 금주를 해야겠다.

 

2009 년의 봄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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