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회 스물네 번째 산행은 강동그린웨이를 걸었다. 아침 9시 30분, 고덕역에 네 명이 모였다. 날은 잔뜩 흐렸다.
고덕역 4번 출구에서 조금 나가면 명일근린공원에 닿는다. 여기서부터는 야트막한 야산길을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안내 표시판이 잘 되어 있어 길을 헷갈릴 염려는 없다.
이곳은 녹지가 잘 보존되어 있다. 서울과 하남의 경계선을 따라 길은 실처럼 이어진다. 천호대로를 지나면 일자산공원에 들어간다. 여기서부터는 왕래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를 오른쪽에 끼고 걷는다. 둔촌동(遁村洞)이란 지명은 이집(李集, 1327-1387)의 호인 둔촌(遁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이집은 고려말의 학자였는데 공민왕 17년(1368)에 신돈의 박해를 피해 이곳에서 은거했다고 한다.
'천안의 琴, 李 두 선생에게'라는 그의 시 한 수가 적혀 있다.
昔守天安日
高風見兩生
讀書知力學
營業事躬耕
嗟我頭將白
聞君道益明
何時再會面
南北未休兵
예전에 천안에서 재임했을 때
두 선생의 높은 가르침을 보았네
책을 읽어 노력하여 배우며
생활 또한 힘써 게을리 하지 않았네
아, 내 머리 세어 갈 때까지도
그대에게 더욱 도를 밝혀 들었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나
남북엔 아직 병화(兵火)가 끝나지 않았네
우리는 올림픽 선수촌아파트와 올림픽공원을 지나 몽촌토성역까지 걸었다. 그 부근에서 굴밥으로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아주 건실한 걷기였다.
강동그린웨이는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서울에 이렇게 넓은 녹지대가 있다는 게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 걸은 시간; 3시간 30분(9:30~ 13:00)
* 걸은 거리; 약 10km
* 걸은 경로; 고덕역 - 명일근린공원 - 일자산공원 - 올림픽공원 - 몽촌토성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