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옥대리 은행나무

샌. 2008. 11. 14. 14:11



영주에서 소백산 고치령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단산면 옥대리를 지나야 한다. 길가를 따라 오래된 나무들을 볼 수 있는데 이 은행나무는 옥대 3리로 들어가는 마을 입구에 있다. 수령은 약 700 년이 되었다.

 

나무는 노쇄하여 줄기는 많은 부분이 보형물로 채워져서 지탱되고 있다. 위쪽의 원줄기도 죽었는데 새로난 가지에서잎이돋아나고 있다. 그래서 나무도 나이에 비해서는 아담하고 단촐해 보인다. 아마 인공적인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면 나무는 진즉 쓰러졌을지 모른다.

 



은행나무는 약 1억 5천만 년 전인 쥬라기 때에 가장 번성했다. 그리고 중생대가 끝나면서 쇠퇴했는데 공룡과 거의 운명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1천 년 전에는 중국에만 겨우 몇 그루가 생존해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지금은 전세계로 퍼져나가서 다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은행나무는 한 종밖에 없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암수가 따로 있어 두 나무가 서로 마주보아야 열매가 달린다는 속설대로 암나무에 다른 숫나무의 꽃가루가 수정이 되어야 열매가 맺힌다. 은행잎은 모양이 특이해서 동양에서는 오리발을 닮았다고 '압각수(鴨脚樹)'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처녀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maidenhair tree'라고 한다.

 

은행나무에는 잎이나 열매에 강한 독 성분이 있어서 벌레들이 접근하지 못한다.병충해에 강한 나무라고 할 수 있다. 대신 고독하고 외로운 나무일 수도 있다. 특히 사촌관계도 없이 순수한 한 핏줄인 한 종만남아있어 더욱 그렇다. 가장 오랜 기간 생존해 왔으면서 가장 외로운 나무, 그것이 은행나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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