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가수리 소나무

샌. 2008. 11. 6. 09:06



강원도 정선읍 가수리는 조양강과 지장천(동남천)이 합류하는 마을이다. 두 강은 이곳에서 합류하여 이름도 동강으로 변하고 영월로 흘러간다. 마을 이름인 가수리(加水里)는 아마 두 물이 합해져 더해진다는 뜻인 것 같다.

 

이 마을강가에 있는 절벽 위에 우뚝 선 한 그루 소나무가 있다. 수형은 속리산의 정이품송을 닮은 원추형인데 높은 절벽 위에 서 있는 품새가 가히 낙락장송이라 부를 만하다. 주변의 풍경과도 멋지게 어울리는 군계일학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이곳이 오송정(五松亭)이라 불렸다는데 그렇다면 예전에는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무의 수령을 마을 사람들은 1천 년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가수리의소나무에 가까이 가면서 문득 성삼문의 이 시조가 떠올랐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에 목숨까지 바치며 저항할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런 선비의 대쪽 같은 지조가 새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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