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있다. 대모산 자락에 숨어있어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90년대에 이곳이 택지지구로 개발되기 전에는 농가 몇 채가 있었던 작은 마을이었다. 지금은 터널이 뚫리고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는데, 나무 주위는 작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마침 공원 의자에 여든이 넘으신 할머니 두 분이 앉아계시다가 나무를 살피는 나를 보고는 나무에 대해 친절히 설명을 해 주셨다. 당신이 이 마을로 열일곱 살에 시집을 왔을 때 이웃집 마당에 이 느티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도 그늘을 온 집에 드리울 정도로 나무가 컸는데, 개발이 되면서 집이 헐리고 덩그마니 나무만 남았다는 것이다. 한때 나무가 병에 걸려 줄기가 썩으며 쇠약해졌는데 나라에서 주사도 주고 줄기도 때우고 해서 지금 이렇게 잘 자라고 있다고 자세히 말씀을 해주셨다.
이 느티나무는 수령이 약 300 년으로 추정되고,높이는 25 m, 줄기 둘레는 4.2 m이다. 줄기가 상한 것 외에는 그런대로 싱싱하게 잘 자라고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나무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데, 나무를 보호하려는 노력과 관심이 더욱 커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