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에 있는 두타산 자락에 천은사가 있다. 고려 때 이승휴(李承休)가 이곳에서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썼다고 하는데, 절 입구에는 그런 사연에 대한 안내판이 있다. 천은사(天恩寺)라는 이름은 태조 이성계가 조상 무덤을 이 부근에 조성하면서 하늘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붙였다고 한다.
천은사 경내에는 참중나무 세 그루가 있다. 참중나무[참죽나무]와 가중나무[가죽나무]는 서로 사촌 쯤 되는 것 같다. '참'[眞]과 '가'[假]의 차이만 있을 뿐 나무의 생김새나 용도가 비슷하다고 한다. 특히 스님들이 참중나무의 순이나 잎을 반찬으로 즐긴다고 한다.그래서 이름도 참중나무[眞僧木]라고 부른다는 해석이 그럴 듯하다.
경내에 있는 참중나무는 날씬하고 날렵한 모습으로 하늘로뻗어 있다. 줄기는 군더더기 없는 직선의 미학을 보여준다. 키다리이면서도 깔끔하고 단정한 참중나무는 천은사의 분위기를 한결 돋보이게 해 준다. 그것은 또한 수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 없는 말로 가르쳐주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