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는 일컬을 수 없고
큰 이론은 말할 수 없으며
큰 어짊은 어질다 하지 않으며
큰 고결함은 겸양이라 하지 않으며
큰 용기는 용감하다 하지 않는다.
大道不稱
大辯不言
大仁不仁
大廉不겸
大勇不기
- 齊物論 9
장자를 통해 진정한 표현, 사랑, 겸손, 용기에 대해 묵상하게 된다. 장자는 진리의 역설을 강조한다. 노자가 말한 '上德不德' '天地不仁'과 같은 의미다. 그러고 보니 나도 무척 말이 많아졌다. 말이 많아졌다는 것은 내 주장이나 고집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그것은 내 내면의 허기짐이나 결핍, 또는 공허함이드러나는 것에다름 아니다. 드러나는 것은 좋지만 그걸 말로 위장하거나 가식하는 것이 문제다.
장자가 말하는 지인(至人)의 경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내 생각이나 내 주장이 틀릴 수도 있다는 의식만으로도 세상은 좀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이에 소외 현상이 심각할 수록 쓸데없는 말들만 많아진다. 무엇인가 일을 벌리려고 한다.
'이 시절에 이제 말은 그만 내려놓고 싶다.'시던 어느 분의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 이젠 저 들판과 숲의 침묵을 찾아 돌아서고 싶다.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작은 하나의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