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아프리칸바이올렛

샌. 2007. 8. 4. 14:30



결혼 초기에 10평대 좁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내는 이 아프리칸바이올렛을 키웠다. 여러 층으로 된 철제 앵글에 조그만 화분들 수십개가 놓여 있었는데 여러 색깔로 된 아프리칸바이올렛 꽃들이 늘 예쁘게 피어 있었다. 아내는 화초 중에서도 이 꽃을 제일 좋아했다. 당시에는 아프리칸바이올렛을 번식하고 가꾸는 것이 유행이었던 것 같다. 잎만 꺾어서 심어두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는데, 이웃간에 서로 주고받으며 가꾸는 재미에 빠졌을 것이다.

 

이곳으로 이사와서 베란다에 여유가 생기면서 아내가 다시 아프리칸바이올렛을 구해와 가꾸고 있다. 이사 가는 사람이 버린 것을 주워오기도 하고, 화원에서 사오기도 했는데, 베란다 바닥에작은 화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보라색, 흰색, 연분홍색 등 꽃들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문득 20여년 전의 옛날 일들이 떠올라 마음은 촉촉해진다. 아마 아내의 심정도 나와 비슷할 것이다.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할까, 그래서 다시 이 꽃을 기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아프리칸바이올렛의 잎은 통통하고 솜털이 보실보실한 것이 아기처럼 귀엽다. 가만히 만져 보면 솜털이 감촉이 여간 부드러운 것이 아니다. 꽃도 다양한 색깔에 귀엽고 예쁘다. 누구나 좋아하게 되는 꽃이다. 번식도 쉽고, 까다롭지 않게 잘 자라니 가정에서 기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그 꽃에 옛 추억이 서려있다면 더욱 애착이 가는 법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베란다에서 아프리칸바이올렛을 만날 때마다 내가 빙그레 미소짓게 되는 이유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레옥잠  (0) 2007.08.23
설악초  (0) 2007.08.13
물레나물  (0) 2007.08.01
인동  (0) 2007.08.01
참좁쌀풀  (0) 2007.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