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레옥잠은 물빛을 닮았다. 활짝 핀 연보라 꽃에서는 물의 향기가 느껴진다. 물에 떠서 살았던 긴 세월이 서로를 닮게 만든 것 같다.
부레옥잠은 잎줄기에 타원형의 공기주머니가 달려있어 물 위에 떠서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이름도 부레옥잠이다. 이 공기주머니를 보면 환경에 맞게 진화한 생물체의 구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특징은 가운데 큰 꽃잎에 그려진 화려한 무늬다. 공작의 깃털 같기도 하고 봉황새의 눈 같기도 하다. 그래서 부레옥잠을 봉안련(鳳眼蓮)이라고도 부른다. 자세히 보면 진한 보라색 무늬 가운데에 있는 노란색이 봉황새의 눈동자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부레옥잠은 열대 아메리카가 고향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를 견디지 못한다. 또한 부레옥잠은 수질 정화작용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물 위에 떠있는 부레옥잠 사이로 작은 물고기들이 노니는 풍경은 무척 아름답다. 수면 위로 하늘의 흰 구름이라도 비친다면 자연이 만드는 멋진 그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