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 자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0만명 당 26.1명으로 불명예스럽게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특히 20~30대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1위를 차지해 젊은 세대의 좌절감이 위험 수준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도별 자살률은 2000년에 14.6명, 2001년 15.5명, 2002년 19.1명, 2003명 24.0명, 2004년 25.2명으로 매년 수직상승하고 있다. 이런 자살자 급증은 양극화의 심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확산 등 경제난이 원인이겠지만 그 바탕에는 경쟁사회가 안고 있는 비인간적인 상황, 그리고 사회적 갈등과 모순이 겉으로 드러난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한 인간을 죽음으로 내모는 우리의 사회적 구조에 문제가 있음에 분명하다. 어떤 면에서는 사회적 타살인 셈이다.
과도기적이라 하기에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이 무척 심각하다. 이런 사회 체제로는 결코 인간다운 세상, 행복한 세상의 꿈은 요원하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수입되어 어떤 면에서 우리나라는 가장 천박한 자본주의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효율성과 승리, 즉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최고의 가치가 되고 있다.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돈만 많이 벌면 최고이다. 공생과 어울려 살기를 주장하면 빨갱이로 매도된다. 한국 사회에서 최대의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맘몬, 물질숭배이다. 이 우상숭배에 물들지 않은 분야는 없다. 종교계 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현 한국사회의 실상을 말해주는 것이 자살률 세계 1위 말고도 더 있다.
여성의 성형수술(17%) 세계 1위
제왕절개율(39.6%) 세계 1위
낙태율(매년 백만건 이상) 세계 1위
40대 남성 사망율 세계 1위
남성 근로자 노동시간 OECD 국가 중 1위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강간 등 성범죄 세계 1위, 보신문화 세계 1위, 교통사고율 상위권, 백만장자 증가율 세계 1위(하층으로 떨어지는 사람도 그만큼많다는 의미) 등이다.
반면에 독서량은 아마 하위권이 아닐까 싶다. 어디선가 들은 바로는 가구당 도서구입비가 월 1만여 원 정도라고 한다. 여기는 신문구독료도 포함되어 있는 값이다. 읽는 책의 종류도 소설류나 처세에 관한 책이 대부분이고, 사상이나 철학서를 읽는 비율은 극소수인데 그마저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깊고 진지한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이러면서 문화국민이 될 수는 없다.
오늘 발표된 자료를 보니 마음이 너무 답답해진다.
지금의 우리 사회를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싶다. 올바른 사회로 나아갈 우리들의 출구는 어디에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맹목적으로 사회의 흐름을 추종하고만 있다. 비판과 성찰은 만나기 힘들다. 결국 우리들 각자가 각성을 하고 의식을 바꾸는 길밖에 방법은 없다. 그 길은 멀고도 지난하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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