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축제의 나라가 되었다. 전국 방방곡곡에 축제 없는 곳이 없고, 열리지 않는 때도 없다. 그러다 보니 별의별 축제가 다 생겨났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아줌마축제'도 열린다. 그만큼 세상이 좋아졌고, 먹고살 만해졌다는 방증이 되는 걸까.
서울에도 얼마 전에 억새축제, 불꽃축제가 열리더니 이번에는 등축제가 시작되었다. 서울에 간 길에 저녁 시간에 맞추어 청계천에 찾아갔다. 사람들 너무 많았다. 밀려들어 가서는 조금 걷다가 밖으로 탈출했다. 지난번에는 김제를 지나다가 우연히 지평선 축제장을 지나게 되었다. 한참을 차에 갇혀 있다가 내려보지도 못하고 되돌아 나온 적이 있었다. 하긴 사람으로 북적대지 않으면 축제라고 할 수 없겠지. 그런데 온갖 축제가 다 생기는 세상이니 '조용한 축제'를 한 번 기획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제일 먼저 내가 찾아가 볼 것이다.
반면에 청계천 입구 옆에 있는 광화문광장은 초저녁인데도 사람이 없어 썰렁했다. 사방이 차도로 둘러싸이고 나무 한 그루 없는 이 광장은 도대체 누구의 작품일까. 시민이 찾지 않는 광화문광장은 황량한 도심의 사막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걸 만든 사람은 '광화문축제'라도 만드는 방안을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