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나물은 여름이면 길가에서자주 볼 수 있는 풀이다. 길게 뻗어올라 피는 노란 꽃은 귀엽고 소담하다.
이름이 짚신나물인 것은 짚신처럼 흔해서일까, 아니면 길가에서 주로 피어나 짚신에 잘 밟히기 때문일까,그도 아니면 갈고리 달린 씨앗이 짚신에 잘 달라붙기 때문일까 궁금해진다. 내 생각으로는 이 모든 의미가 다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선조들이 이 이름을 붙인 것은 그만큼 친근하게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대장금에 보면 이런 대화가 나온다.
'궂은 날씨 속에서 음울하게 젖어 있던 나무들이 허물을 벗은 듯 파래졌다. 모처럼 햇빛을 본 꽃들이 진한 향기를 피워대는 통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층층이 핀 짚신나물 노란 꽃이 걸음마다 밟힐 정도로 주면에 흔했다.
"흔하디 흔한 것이 짚신나물인데, 용아초(龍牙草)나 선학초(仙鶴草)란 이름은 다소 과하지 않은지요?" 장금은 의서를 보며 궁금해했던 기억이 떠올라 지나는 말처럼 물었다.
"새싹이 나올 때의 모양이 용의 이빨 같다고 해서 용아초이고, 두루미가 물어다 준 풀을 먹고 코피가 멎었다 하여 선학초다. 두루미를 보낸 것이 신선이라고 믿은 게지."
"그것 보십시오. 용은 상상 속의 동물인데 그 이빨을 누가 보았겠으며, 또 두루미 보기도 어려운 터에 하물며 신선이 보낸 두루미라니요. 지나친 과장인 듯합니다."
"그리 불만스럽거든 네가 한번 그럴듯한 이름을 지어보려무나."
"짚신나물이 딱이옵니다."
"왜 짚신나물인 줄은 아느냐?"
"짚신만큼 흔해서가 아닙니까?"
"나물로 무치면 마치 삶은 짚신을 씹는 것처럼 맛이 없다고 해서 짚신나물이니라."
"이처럼 흔하고 흔한 풀이 비록 맛은 없어도 백성들의 배를 채우고, 또 훌륭한 지혈제도 될 수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닌지요."'
여기서 운백은이 나물의 맛이 형편 없다는 뜻에서 짚신나물로 불려졌다고 말하고 있다. 이 설명도 그럴 듯해 보인다. 그리고 짚신나물의 별칭으로 용아초(龍牙草), 선학초(仙鶴草)가 나오는데 신비하게 들리는 이름 그대로 짚신나물에는 암 치료에 탁월한 성분이 들어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지혈제나 설사를 멈추게 하는 약으로 써 왔다고 한다.
짚신나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흔한 풀이지만 그 속에는 뛰어난 항암 작용을 가진성분이 들어있다고 하니, 장금이의 말처럼 무척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