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종덕리 왕버들

샌. 2005. 10. 6. 11:16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들은 물을 좋아한다. 호숫가나 물이 많은 개울가에서 잘 자라는데 어떤 나무는 물 속에서 크기도 한다. 왕버들은 이름 그대로 버드나무 중에서도 가장 크게 자라고 오래 사는 나무이다. 주산지에 가면 호수 주변에서오래된 왕버들을 많이 볼 수가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

 

왕버들 한 그루를 보러 김제에 들어서니 너른 평야지대여서 시야가 확 트인다. 지나간 지평선축제를 알리는 안내 깃발도 보인다. 봉남면 종덕리라는 마을은 너른 들판 가운데에 있다. 마을이라면 의례 뒤에 야산을 등지고 있는 풍경에 익숙한데 이런 모습은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왕버들은 마을에 이웃한 앞쪽에 당당하게 서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왕버들이라고 한다. 바로 옆으로 개울이 흐르고 있는데 아마 이 물이 나무를 이렇게 키우지 않았나 싶다.

 

천연기념물 296호인 이 나무의 수령은 안내문에는 500년으로 나와있으나그렇게 오래 된 것 같지는 않고약 300여 년으로 추정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수령이나 나무 크기를 설명하는 자료마다 차이가 너무 심하다.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나무에 고사를 지내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한다고 한다. 이 정도의 나무라면 단순한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는 정서적, 심미적으로 하나 된 동반자일 것이며 영(靈)이 깃든 신목(神木)일 것이다.

 


 

왕버들은 한자로 귀류(鬼柳)나무라고도 부른다는데, 이 목재에는 인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밤이면 인 불빛을 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나무의 굵은줄기에서는 수 많은 새로운 어린 가지들이 생겨나 새 잎을 키우고 있다. 생명은 낡아지면서도 늘 새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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