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사기리 탱자나무

샌. 2005. 10. 18. 09:10


 

강화도에는 두 그루의 천연기념물 탱자나무가 있다. 하나는 갑곶돈대 안에 있고, 또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 79호로 지정된 이 사기리 탱자나무이다. 마리산 등산로 입구이기도 한 함허동천에 조금 못 미처 도로 옆에 이 나무가 있다.


강화도는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라는데, 강화도 기후는 연평균기온 11도, 강우량 1000 mm 정도로 기온의 연교차가 작고 비교적 따뜻한 날씨여서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다고 한다.

 

강화도 탱자나무는 역사적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같이 간 동료의 얘기로는 약 400 년 전 봉림대군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성을 쌓고 바깥쪽에 탱자나무를 심어 적의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 날카롭고 단단한 탱자나무 가시는 귀신도 물리친다고 하니 적병들 쯤이야 쉽사리 막아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 탱자나무들 중에서 지금 두 그루가 남았는데, 사기리 탱자나무 역시 수령은 400 년 정도로 추정된다.


처음 이 나무를 보면 실망하기가 십상이다. 천연기념물이라는 선입견에 크고 거창한 모습을 보통 연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탱자나무가 성장이 더디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가까이 가서 보면 나무에 새겨진 묵직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람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쇠울타리이다. 미적으로도 그렇지만 나무가 꼭 감옥에 갇힌 느낌이 들어 보기에도 좋지 않고 시야를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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