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피나물

샌. 2005. 5. 12. 10:50


 

우리 야생화가 좋아서 산으로 들로 꽃을 찾아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밖에만 나가면 처음 보는 꽃들을 몇 개씩 만나곤 했다. 도감을 찾아보며 이름을 확인하고, 예쁜 모습을 눈에 새길 때의 기쁨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손때 묻은 옛 도감을 펼쳐보니 피나물 설명이 나오는 페이지에 이렇게 적어놓은 것이 보인다.

 

'1996/4/28 청평사', 그 날은 피나물을 처음 만난 날이다. 눈을 감으니 9년 전 그때의 정경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맑은 봄날이었다. 아내와 같이 멀리 춘천에 있는 청평사로 나들이를 떠났다. 봄나들이 겸꽃을 보기 위해서였다. 소양호를 배를 타고 건너서 청평사로 가는 길 옆에서 환하게 피어 있는 이 꽃을 처음 만났다. '와-' 하며 뛰어 가서 도감을 통해 피나물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즐겁고 가슴 뿌듯했던 기억이 새롭다.

 

피나물은 꽃이 크면서 노란 색깔은 눈이 부시게 밝다. 양귀비과에 속하는데 그래선지 요염한 느낌도 든다. 줄기를 끊으면 붉은 색의 액체가 나온다고 해서 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아직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굳이 그걸 확인하기 위해 꽃을 꺾을 생각은 없다.

 

피나물은 군락을 이루면서 자란다. 그래서 무더기로 피어 있는 피나물 꽃밭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주에는 이웃에 사는 부부가 산에 갔다 오며 예뻐서 파왔다면서 이 꽃을 마당에 심는 것을 보았다. 피나물이라고 했더니 먹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일반적으로 이름에 나물 자가 붙어 있으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피나물의 경우는 독성이 있어 어린 순일 때만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사실 다 자란 피나무 잎을 보면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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