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작은 전시회

샌. 2004. 11. 5. 19:36

저녁부터 가을비가 내리다.

그림을 그리는 동료의 작품 전시회에 가다.

찻집의 한쪽 벽면을 이용한 작은 전시회이다.

전시된 작품은 다섯 점인데 모두 생소한 기법으로 제작되어 있다.

액자의 유리 표면에도 물감을 칠해서 효과를 낸 것이 인상적이다. 소재는 전원 풍경과 현대 도시의 구조물들이다.

그러나 가장 좋았던 것은 간소하고 작은 전시회인 것이다.

보통 생각하는 미술 전시회라면 입구에 화환이 늘어서 있고, 부담을 주는 큰 방명록도 펼쳐져 있고, 그리고 관람객의 기를 죽이는 넓은 홀과 환한 조명이 연상된다.

그런 곳에서 나 같은 사람은 괜히 의기소침해진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는 작은 찻집의 벽면을 이용했다. 작품 밑에서 차를 마시며 부담 없이 얘기를 나눈다.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른다.

작가가 아닌 보통 사람들도 자신의 취미 활동 작품을 이런 식으로 전시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형식에 개의치 않고 작고 아름다운 전시회를 준비한 동료가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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