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218]

샌. 2012. 9. 10. 12:46

수컷을 알고 암컷을 지키면 천하의 계곡이 된다.

명예로움을 알고 오욕을 받아들이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사람은 모두 앞서기를 취하는데

나만 홀로 뒤처지는 것을 취하니

이르기를 '천하의 오욕을 감수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모두 실을 취하는데

나만 홀로 허를 취하고

저장하기 않기에 오히려 남음이 있다.

독립 자족하고 여유 있으니

몸소 행함이 느리지만 어긋나지 않으며

인위가 없으며 교활한 지혜를 비웃는다.

사람들은 모두 복을 구하지만

나 홀로 온전함을 따르며

이르기를 '허물을 면했다'고 한다.

깊음을 뿌리로 삼고 검약을 벼리로 삼으며

이르기를 단단하면 부서지고

예리하면 무디어진다고 한다.

항상 사물에 관용하고 남을 깎아내리지 않으니

가히 지극하다 할 것이다.

 

知其雄守其雌爲天下谿

知其白守其辱

爲天下谷

人皆取先

己獨取後

曰受天下之垢

人皆取實

己獨取虛

無藏也故有餘

규然而有餘

其行身也徐而不費

無爲也而笑巧

人皆求福

己獨曲全

曰苟免於咎

以深爲根以約爲紀

曰堅則毁矣

銳則拙矣

常寬容於物不削於人

可謂至極

 

- 天下 2

 

 

노자의 입을 빌려 그의 사상을 대변하고 있다. 대부분이 <도덕경>에 나오는 내용이다. 노자와 장자는 동류여서인지 평가가 후하다. 장자 사상의 뿌리는 노자라는 걸 여기서도 인정하고 있다. 노자 사상 또한 옛 도(道)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앞서기[先]보다는 뒤처지기[後], 실[實]보다는 허[虛], 복[福]을 구하기보다는 온전함[全]을 따르기 등 노자적 삶의 태도가 소개된다. 또한 노자 사상은 '깊음을 뿌리고 삼고, 검약을 벼리로 삼는다'[以深爲根 以約爲紀]고 말하고 있다. 사상의 깊이와 함께 실천을 강조하는 것이다. 무위(無爲)의 삶을 산 노자야말로 옛날의 넓고 큰 진인(眞人)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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