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미주 여행 - 모뉴먼트 밸리와 파웰 호수

샌. 2013. 3. 7. 08:31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는 애리조나주와 유타주에 걸쳐 있는 지역으로 나바호(Navajo) 인디언의 성지다. 현재는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되어 있다. 백인에게 쫓겨난 인디언의 슬픈 역사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장소다.

 

모뉴먼트 밸리는 철분이 포함된 붉은 바위산과 파란 하늘이 멋진 대조를 이룬다. 한반도 면적과 비슷한 붉은 대평원에 치솟은 거대한 바위 기둥과 언덕의 모습은 자연의 신비와 경이를 잘 보여준다. 이곳은 2,000m가 넘는 고원지대로 우리가 찾았을 때도 상당히 추었다. 겨울옷으로 무장해야 했다.

 

'황야의 무법자' 같은 서부 영화들이 여기서 촬영되었다. 주로 존 웨인이 주연한 영화가 많았는지 그의 이름이 붙은 포인트도 있다. 모뉴먼트 밸리를 가장 조망하기 좋은 곳에는 더 뷰(The View) 호텔이 세워져 있다. 여기서 묵으며 모뉴먼트 밸리를 배경으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한다면 무척 좋을 것 같다.

 

 

 

 

 

이런 바위산을 뷰트(Butte)라고 부른다. 테이블 모양의 넓은 형태는 메사(Mesa)다. 비와 바람, 그리고 수천만 년의 시간이 합쳐져 이런 모양을 만들었다.

 

 

나바호 인디언이 운전하는 지프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투어를 했다. 우리는 예전에 보았던 서부 영화를 통해 인디언의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미국 정부는 인디언을 이런 황무지에 내쫓고 생활 자금을 지원해주면서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인디언 대부분이 술과 마약에 빠져 들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몽고반점을 가지고 있다. 언어나 생활 습관에서도 닮은 점이 많다. 내가 탄 지프는 인디언 여인이 운전을 했는데 강인한 모습이 오히려 더욱 연민을 느끼게 했다.

 

 

 

 

 

모뉴먼트 밸리는 지구의 풍경이 아닌 듯 이색적이면서 경탄을 자아낸다. 동시에 슬픈 인디언의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곳이다. 시애틀 추장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마지막 인디언 남자와 마지막 인디언 여자가 사라지고 난 뒤, 인디언에 대한 기억이 오직 초원에 드리워진 뭉게구름 그림자 뿐일 때, 그때도 해안과 숲과 내 종족의 영혼은 아직 남아있을 것인가? 내 조상들은 내게 말했다. 우리는 알고 있지. 이 땅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가 이 땅의 일부란 것을."

 

 

 

파웰 호수(Powell Lake) 유람선 타는 곳.

 

 

 

생활 용수 공급을 위해 협곡을 막아 만든 글랜캐니언 댐이다. 댐 높이가 217m인데 물을 채우는 데만 17년이 걸렸다고 한다. 글랜케니언 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파웰 호수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크다.

 

 

댐 아래쪽에 있는 레인보우 브릿지(Rainbow Bridge).

 

 

 

 

 

 

 

 

유람선은 좁은 협곡 틈을 지나며 색다른 볼거리를 주었다. 흰색, 붉은색, 갈색의 사암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배를 타고 글랜 캐니언(Glen Canyon)의 꼭대기 부분을 구경한 셈이다. 이로써 이번 여행에서는 비록 주마간산격이지만 미국의 5대 캐니언[그랜드, 브라이스, 안텔로프, 자이언, 글랜]을 모두 둘러보았다. 세상은 넓고 볼거리는 많다.